2021년도 <한국 순교자의 모후 공동체> 사목 계획서
“슬기로운 신앙생활”
모든 것이 불확실한 이 때에 우리 본당 공동체 모든 교우 분들의 가정에 자비로운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2020년은 우리 본당 공동체가 새 성전에서 한마음으로 찬미의 미사를 올린 감사의 한 해였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공동체 교우 분들의 오랜 염원과 희망이 하느님 안에서 좋은 결실을 맺은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동안 성전 마련에 노고를 마다하지 않으신 모든 교우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전례력으로 한 해의 문을 여는 <대림 제1주일>입니다. 올 해는 전례력 나해 / B해 입니다. 새로운 한 해에 우리가 마음에 새기고 항상 꺼내 보아야 할 하느님의 말씀은 요한복음 2장 17절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집을 아끼는 내 열정이 나를 불사르리라.”
이 성경소구가 말하고 있는 ‘집’ 이란 1차적으로는 우리 기도의 응답으로 마련된 하느님의 집, 새 성전입니다. 오랜 기도의 응답으로 이루어진 하느님의 집을 아끼고 사랑해주십시오. 저 또한 지금처럼 돌보고 가꾸겠습니다.
또한 하느님의 ‘집’은 우리와 늘 함께 하시는 성령께서 거처하시는 우리 각자의 마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외적이고 외형적인 ‘집’ 뿐만 아니라 내적인 신앙의 기초를 다지는 한 해가 되도록 사목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실천사항입니다.
첫째, 늘 깨어 있으십시오.
막연히 깨어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주님을 찾고 기다릴 때 저절로 깨어있게 되지요. 기다리지 않으면 깨어있음도 없습니다. 진공 상태의 닫혀있는 깨어있음이 아닙니다. 찾아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에 활짝 열려있는 깨어있음입니다. 기쁨의 깨어있음은 은총의 빛입니다. 깨어있음은 사랑이며 비로소 마음의 순수함입니다. 깨어있을 때 어떤 유혹도, 나쁜 생각도 감히 침투하지 못합니다. 진정한 기쁨도 깨어있음에 있습니다. 이렇게 기다림의 기쁨에 깨어있을 때에 참으로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 마르 13, 33 영성생활의 궁극적인 목표는 늘 깨어있음에 있습니다. 이것은 소수의 영적 엘리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믿는 이 모두가 받은 거룩한 초대입니다. 그러니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에 늘 함께 깨어 사는 한 해가 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합시다. 둘째, 늘 기도합시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줄 안다.” - 마태 6, 7
믿음의 사람들,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은 기도함에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이방인들의 기도’처럼 빈말을 되풀이하는 청원기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내 영혼을 돌보고 내 주변을 돌보고 내 공동체를 돌보며 더 나아가 하느님의 뜻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이들에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식으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만큼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겠습니다. 그리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여 영적 감각을 회복하고 우리 영혼을 되살려 신앙의 견고한 발판을 다지는 한해가 됩시다.
셋째, 늘 감사합시다.
기쁨에 늘 깨어 기도할 때 샘솟는 마음이 감사입니다. 감사도 발견입니다. 깨어 기도하여 눈이 열릴 때, 감사로 가득한 세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눈이 가려져 잘 볼 수 없을 때에 터져 나오는 것은 불평과 불만, 원망과 비난입니다.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믿음의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에 온통 감사의 기도요 기쁨의 고백입니다. 믿는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감사입니다.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 1코린 4, 15
‘기쁨의 사도’ 이자 ‘감사의 사도’인 바오로에게 배웁시다. 모든 일에 언제나 주님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립시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없다고 고백하는 이들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은총과 우리에게 허락하신 기쁨과 평화, 더 나아가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합시다.
“하느님의 집을 아끼는 내 열정이 나를 불사르리라.” - 요한 2, 17 외적으로는 하느님의 성전을 아끼는 열정과 내적으로는 깨어 기도하며 감사하는 삶의 실천으로 우리 앞에 새롭게 놓인 이 시간을 채웁시다. 그리하여 다시 한 해를 마감하는 때가 오면 슬기로운 신앙생활 이었음에 다함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시다. 우리의 도움이신 한국 순교자들의 모후 발아래 장미 다발을 엮어 봉헌하며 자비하신 하느님께서 우리 공동체를 친히 보호하시고 돌보아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이 모든 것, 오로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주님, 저희가 덧없이 지나가는 현세를 살면서도, 지금부터 천상 양식에 맛들여 영원한 것을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